
과거 병신코어라는 명칭으로 이들의 음악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다시 한 번 이들의 음악을 설명해 보자면, 흔히 메틀코어라 불리던 신세대 메틀군의 사운드에 헤어 메틀을 섞어 놓았다. 게다가 양념으로 첨가한 것은 뿅뿅거리는 키보드와 뜬금없는 뷁다운 이었다. 얼추 듣기만해도 넘실대는 병신력을 쉽게 감지할 수 있지 않나? 실제로 이들의 음악을 들어 본 뒤 본인은 정말 빵! 터졌다. 메틀코어 + 글램메틀 + 뷁다운 + 뿅뿅 키보드라는 요소를 섞었다기 보다는 그냥 나열만 해 놓은 그들의 뻔뻔함에 재미를 느꼈음은 물론 박수까지 쳐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만 생각했던 이들의 음악이 나름 신선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였으며, 나름 그 유니크함에 나쁘지 않은 B급 정도로 분류해 놓았었다.
그런 이들이 올해 신보 Feel the Power 를 발표했다. 전작 Pedal to the Metal 을 발매한지 4년 뒤의 앨범이며, 밴드의 세번째 풀랭쓰 앨범이었다. 솔직히 좀 놀랍다 싶었다. 나는 분명히 그냥 조용히 사라질 밴드라고 생각했었거든. 물론 그 사이에 레이블이 센츄리 미디어에서 투쓰 앤 네일로 나름 강등(?)된 아픔이야 있었지만 말이다.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다. 정말 이들이 강등됐는지 어쨌는지는 사실 큰 관심도 없다. 하여튼, 본작 Feel the Power 는 전작 못지 않은 병신미 넘치는 자켓부터 예상되듯이 다시 한번 이들의 물오른 병신미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상당히 놀랍게도 말이다. 일단, 전작에서 폭소의 큰 부분을 담당하던 뜬금없는 뷁다운과 코어스러운 요소가 모두 제거되었다. 덕분에 의외로 상당히 멀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인 인상은 글램 메틀 베이스에 모던 메틀의 분위기를 대폭 수용했다는 느낌이다. 키보드 역시 전작의 뿅뿅 거림은 거세한 체 충실한 백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곡마다 중간부에 솔로타임도 대폭 늘어난 것이, 초기 기대하던 병신미는 온데간데 없고 꽤나 말짱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초기에는 기대와 달라 적잖히 실망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그게 아니더라.
일단 앞서 말했듯이 글램 메틀과 모던 메틀의 요소를 상당히 잘 섞어놓았다는 느낌이다. 전작이 요소 요소의 단순 나열이었다면, 본작은 적어도 이 요소들을 어느 정도는 섞어서 융합시키려 한 시도는 보인다. 완벽하고 완벽하지 않고는 일단 나중의 문제로 둔다면 전작 대비 상당히 발전을 꾀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몇몇 트랙에서는 새로운 글램 메틀의 괜찮은 대안을 제시했다는 느낌도 든다. 모던화를 꾀한 글램 메틀이 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까? 물론, 그 완성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잘했어요 꽝꽝 도장을 찍어주기는 무리가 있지만, 애시당초 글램 메틀 자체가 그리 대단한 음악적 완성도나 작품성을 요구하는 장르가 아님을 생각해 본다면 이 정도 수준도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한 장에서 꽤나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기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앨범이었다. 적어도 이제는 B급 클래스에 있어서는 아주 우수한 밴드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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